모든 워케이션이 즐겁고 행복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일은 100% 일어나지는 않았어요. 에디터 엄지는 국내부터 해외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일 겸 여행하는, 일명 ‘워케이션’을 자주 즐기고는 했었는데요. 때때로 답답하고 힘들었던, 또는 열받는 순간이 꽤나 많았답니다. 물론 그 장소에 대한 악감정은 없습니다! 그저 따라주지 않는 상황과 미리 대비하지 않았던 제 자신의 문제가 더 컸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사심 300% 들어간, 개인적으로 최악이었던 워케이션 순간을 공유할게요!
에디터 엄지는 가장 최근, 그러니까 사실 이 뉴스레터가 발행되기 이틀 전까지 중국에 있었어요. 일 때문에 겸사겸사 출장을 다녀왔는데요, 중국에 갈 때마다 늘 로밍을 해간답니다. 문제는, 중국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유튜브도, 카카오톡도, 인스타그램도 안열린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매번 핫스팟을 연결한답니다. 이마저도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라서 답답하지만, 그래도 연결되는게 어디에요? 물론 일 할 때 다루는 파일이 모두 용량이 꽤 되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반복하다보니 핫스팟으로 연결한 데이터가 밑빠진 독처럼 줄줄 샌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추가 요금을 내고 데이터 충전을 3번이나 했답니다. 물론! 이렇게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파일을 다루지 않는다면, 이정도로 고생하지는 않아요. 로밍 외에도 생각해보면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찾아보지 않았네요. 와이파이 연결만 되더라도 이정도로 불편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디지털노마드들의 천국이라는 발리에 갔을 때 일이에요. 한달동안 이곳저곳 카페와 호텔, 공유오피스 각지를 돌아다니며 일을 했었는데요. 엥? 웬걸? 인터넷속도가 최악을 넘어선 최악이었어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파일을 다운받기란 너무나도 어려웠고, 당연히 업로드 속도도 더뎠죠. 실제로 10장의 사진을 압축해서 카톡으로 보내는데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답니다. 한달을 넘게 있으면 속도 빠른 카페를 정말 열심히 찾아다녔어요. 스타벅스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는 상황이 와버린..
개인적으로 발리가 최악이라 생각했던 이유는 바로 이 ‘인터넷 속도’ 때문이었어요. 물론 코워킹스페이스에 가면 속도가 꽤 빠르다고 하지만, 전 카페에서 일하는 경우가 더 많았거든요. 아니면 때때로 호텔에서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파다했고요. 그런데 정말 모든 곳이 전부 속도가 느렸어요. mbps가 2~8인 경우가 정말 많았거든요. 속도가 너무 느리니까 인내하는 방법을 배우기까지.. 기대가 커서 그랬던 걸까요, 발리 자체의 분위기와 사람들, 풍경, 문화는 너무 좋았지만 이 인터넷 속도만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답니다. 이일을 계기로 인터넷속도를 확인하는 습관도 생겼어요.
듣기로는 제가 있던 꾸따 지역보다는 공유오피스가 많은 ‘짱구’쪽이 속도가 빠르다고 하네요!
대한민국에 너무 익숙해졌나봐요. 우리나라는 KTX에서도 노트북하기 좋잖아요. 속도가 무지막지하게 빠른 것은 아니지만 끊기는 일도 거의 없고 말이죠. 그런데 유럽여행할 딱 느꼈어요. 정말 인터넷은 대한민국만한 곳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비엔나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파리로 넘어가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어요. 당장 다음날 아침까지 원고를 써서 보내야 했죠.
근데 웬걸, 객실에 함께 있는 저를 제외한 5명의 사람들이 모두 9시부터 불을 끄고 자려고 준비하는게 아니겠어요? 어쩔 수 없이 엎드려서 겨우겨우 일을 하고 있는데 기차가 지나치게 흔들려서 멀미를 하기 시작했죠.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니었어요. 데이터가 정말 쉼없이 끊겼죠. 휴대전화도, 노트북도. 느린게 아니라 네트워크를 아예 잡지를 못하니 검색도, 다운로드도, 메일 하나 보내는 것도 쉽지가 않았어요.
결국 10시간 내내 제대로 잠도 못자고 끙끙 거리다가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답니다. 당장 보내기가 어려워서 오후 1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이죠. 이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식도염이 도진 것처럼 위장부터 목구멍까지 쓰라렸답니다. 사실, 문제는 프랑스도 파리도, 기차도 아니라 갑자기 당장 내놓으라는 담당자인데 말이에요. 이 순간이 너무 끔찍해서 그 아름다웠던 기차여행도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