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 등을 떠올리실 거예요. 저 또한 회사 밖에 나와 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여행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삶의 형태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막상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워케이션을 하다 보니 꼭 꿈에 그리는 모습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워케이션에 관한 솔직한 심경을 우리 같이 얘기해 봐요!

푸르른 바다와 숲 속에서 일하며 힐링했던 경험부터, 당장 줌 미팅에 들어가야 해서 갓길에 차를 대고 멈췄던 경험까지. 제가 3년 동안 워케이션을 하며 겪었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할게요. 아마 워케이션 좀 다녀본 프리워커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워케이션의 기쁨: 9 to 6에서의 해방

워케이션에서 제일 짜릿한 순간 중의 하나는 내가 일하는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거예요. 프리워커라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워케이션에서는 그 순간이 더 특별해져요.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는 규칙성도 좋지만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짜릿함은 포기할 수 없죠. 일을 하고 바닷가 주변을 걷고, 장소를 옮겨 다시 카페에서 일을 하는 등 여행도 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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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의 슬픔: 가끔은 서울에 있는 척

여러분은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워케이션을 떠났는데, 떠나지 않은 척 서울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척이요! 저는 가끔 그런 적이 있답니다. 프리워커이기 때문에 어디서 일을 하든 상관은 없지만, 괜시리 클라이언트의 눈치가 보여 서울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 척 얘기를 하게 되죠.

워케이션을 갔다고 얘기하면, ‘혹시 이 사람은 일을 안 하고 노나?’라고 생각할까 염려되는 마음에 생긴 일인데요. 사실 어디서 일을 하든, 일만 잘하면 상관없는 일인데 왜 괜히 클라이언트 눈치를 보게 되는 걸까요?

워케이션의 기쁨: 여행을 위해 따로 시간을 빼지 않아도 돼

프리워커로 워케이션을 다니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여행을 위해 따로 시간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직장인 때처럼 연차를 언제 쓸까 하는 고민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죠. 물론 가서 일을 해야 하지만, 중간중간 틈틈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장점 중 하나에요. 여행과 일, 일과 여행이 완벽히 분리되었던 직장인 때보다 오히려 지금 더 여행을 많이 가고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워케이션의 슬픔: 이동 중 찾아오는 연락

워케이션은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동 중에 연락을 받을 일이 참 많아요. 기차 안에서 일을 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버스, 차, 배 등 다양한 이동 수단 안에서 일을 하게 돼요. 이동시간을 잘못 계산이라도 하면 운전을 하고 가다가 줌미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그럴 때 저는 갓길이나 공터에 차를 세우고 줌미팅을 해요. 이동 중 찾아오는 클라이언트의 급박한 연락은 피할 수 없죠. 그래서 더욱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시간관리는 필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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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의 기쁨: 도시를 탈출하다

저는 워케이션에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 중의 하나가 자연 속에서 일을 할 때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 잠시 산책을 하는 것도 참 좋죠. 서울에서 일을 하다보면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생기는 사라지고 마음이 참 답답해지더라고요. 그때 저는 워케이션이 생각나요.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떠나더라도, 자연 속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요. 별것 아닌 풍경에도 괜히 힘이 나서 다시금 열심히 일할 마음을 얻게 되는 거죠. 가장 큰 워케이션의 기쁨 중의 하나에요.

워케이션의 슬픔: 직장인 친구와는 힘들어

워케이션을 떠날 때 동행은 참 중요한 요소예요. 특히 프리워커가 아닌 직장인 친구들과 워케이션을 떠난다면, 일을 할 때 굉장히 미안해지기도 하죠. 직장인 친구들은 온전한 휴가를 보내러 온 것이기 때문에, 괜히 노트북을 꺼내면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주로 저와 같은 프리워커 친구들과 같이 가는 걸 선호해요.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을 꺼내도 서로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각자의 일과 여행을 존중해주기 때문이에요. 직장인 친구들과도 같이 워케이션을 가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항상 아쉬운 마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