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도 워케이션 기분을 낼 수 있을까?" 항상 갖고 있던 생각이었어요. 워케이션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지만, 워케이션이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원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근무도 하는 새로운 근무형태'라는 워케이션의 정의를 보면서, 결국 워케이션은 "나의 취향"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요. 동네 카페에서 일하고, 주변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는 일상이 문득 워케이션의 본질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지인들과 우리 동네에서 함께 일하고 산책하면서, 이런 확신이 더욱 강해졌죠. 결국 만족스러운 워케이션이란, 일하기 좋은 공간에서 하루 할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쉬기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일을 마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 동네에서 하루를 워케이션처럼 보내보기로 했어요. 익숙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동네를 바라보며, 나만의 워케이션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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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쉼 모두 만족하기 위해 내일 할 일과 스케줄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이 날은 오후 업무 미팅과 커피챗, 5-6시간 정도의 업무가 있었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업무시간이 더 많은데, 이 날은 스케줄을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날을 워케이션 날로 지정했습니다. 마침 같은 날에 지인과 커피챗이 있어서, 일도 하고 좋은 사람도 만나면서 휴식을 취했던 하루였습니다.

오전 8:30 - 10:30 | 하루 작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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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링크드인에 1개의 게시물을 작성하는데요. 오늘 포스팅 할 내용을 작성하고, 예약 발행하기 위해 건대 주변의 카페, 탐앤탐스에 방문했습니다. 저는 B2B 웹 에이전시를 1인으로 운영 하고 있고, 이 날은 ‘스타트업이 제품 전략보다 포지셔닝을 먼저 해야 하는 5가지 이유’ 라는 주제의 글을 작성했어요. 커피 한 잔과 함께 글을 작성하고, 데드라인이 내일까지인 프로젝트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고객사 웹사이트의 데이터 관련 업무였어요. 아침이라 그런지,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 직장인/대학생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오전 10시까지는 2층을 혼자 사용해서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오전 11:00 - 12:30 | 릴버거에서 지인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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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앤탐스에서 일을 마치고 업무내용을 정리하던 중, 오후에 커피챗 예정이었던 지인이 예정보다 일찍 동네에 도착한다고해서 광진구의 맛집 릴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릴버거가 유명해진 후 오픈런 아니면 웨이팅이 꽤나 힘들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뵈어서 근황 업데이트와 업계 얘기 등등을 많이 나눴어요. 이 날 만난 분은 1년 전 IT 업계 네트워킹 모임에서 알게 되었는데, 배울 점이 많고 성향도 잘 맞아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직장을 다니고 계시지만, 언젠가 1인 기업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계셔서 프리워커와 솔로프리너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오후 1:00 - 3:00 | 공유 오피스에서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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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와 비대면 미팅 일정이 있어서 공유 오피스에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카페에 가려고 했지만 같이 온 지인도 작업을 하신다고 해서, 좌석을 마련해주고, 저도 중요한 미팅을 진행해야해서 변수가 없는 공유 오피스의 미팅룸을 선택했어요. 카페는 개인 작업을 하거나 지인들과 함께 일하기에는 좋지만, 중요한 미팅을 진행할 때는 주변 소음 등이 신경쓰이더라고요. 중요한 미팅이 있으면 조용하면서 인터넷 문제가 없는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미팅 스케줄은 오후 2:30분까지 잡았는데, 액션 아이템을 정리하다보니 3시정도에 끝이 났네요.

오후 3:00 - 4:30 | 지인과 뚝섬 한강공원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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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고민하던 지인이 커피챗을 요청했는데, 산책챗으로 전환했어요. (맞아요. 산책 메이트가 필요했습니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뚝섬 한강공원은 정말 산책하기 좋은 곳 같아요. 다행히 날씨가 춥지 않아서 산책을 하며 지인의 고민도 듣고, 그에 대한 제 관점과 의견도 이야기하면서 휴식을 취했어요. 저는 혼자 휴식을 취하는 것 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인데요. 그런 점에서 이렇게 산책하며 대화를 나눌 때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되는 것 같아요. 마침 겨울이라서 눈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는지, 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뚝섬 한강공원에는 뚝섬 자벌레라고 불리는 서울 생각마루 문화 쉼터가 있어요. 뚝섬 한강공원에 처음 온 사람들은 항상 물어보는 조형물인데요. 1층은 휴식이 있는 마루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2층은 생각 마루로 한강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3층은 소통의 마루로 유료 대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주말에 종종 방문해서 2층에서 한강을 바라보면서 노트북 작업을 하곤 합니다. 이 날엔 여기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한 후, 산책하며 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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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00 - 7:00 | 공유 오피스에서 다시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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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산책을 마치고, 저는 다시 작업하러 공유 오피스에 왔습니다. 2시간 정도 웹사이트 개발을 위한 와이어프레임, 카피라이팅 작업 업무를 진행했어요. 사실 카페도 좋지만, 저는 공유 오피스를 끊어서 이용하는 편인데요. 기분 전환이나 환기를 하고 싶을 때 카페에서 일한다면, 안정적인 공간에서 집중해서 일하고 싶을 때에는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사실 카페보다는 공유 오피스에서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랍니다.

오늘 업무를 마치고, 7시에는 왕십리정곱창이라는 단골집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헀는데,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에 왔습니다 🥲

우리 동네 1 Day 워케이션 후기

사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일과라고 생각했는데, 워케이션이라고 생각하니 더 체계적(?)으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나름 카페에서 일도하고, 맛집에서 밥도 먹고, 같이 온 지인과 일과 휴식 모두 취했으니까요. 오늘 이렇게 원데이 워케이션을 마치고 '원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근무도 하는 새로운 근무형태'라는 워케이션의 정의를 다시 떠올려보니,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살고 있구나’ 를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