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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이나 하러 갈까?”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부쩍 자주 하게 되는 말이다. 더운 낮에는 계속 실내에 있다가, 선선한 저녁이 되면 슬슬 밖에 나갈까 생각하게 되는데, 그럴 때면 생각나는 게 바로 치맥(치킨+맥주)이다.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치맥 열풍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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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맥주 모두 80년대부터 보편화되면서 두 음식의 조합이 만들어 졌는데,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모두 함께 모여서 경기를 시청할 때, 열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맥주와 경기에 집중하면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치킨은 가장 적합한 음식이었던 것. 그해 여름부터 치맥이라는 단어는 모르는 사람이 없어졌고, 이후 하나의 문화 현상처럼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치맥은 음주문화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문화가 되었다. 그 시작은 2013년, 치킨의 고장 대구에서 ‘대구 치맥 페스티벌'이 열리면서부터다. 2013년부터 시작된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한 초대형 축제 중 하나다. 수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만들어 냈지만, 이만큼 성공한 축제는 많지 않다. 한국의 치맥(치킨+맥주) 문화를 알리고 국내 치킨 산업을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대구 치맥 페스티벌. 치킨과 맥주 관련 100여 개 업체들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공연/예술 행사를 함께 관람하는 대구의 대표 행사가 되었다.
치맥 페스티벌이 대구에서 시작된 것은 대구가 ‘치킨 성지'로 불릴 만큼 닭과 연관이 깊은 곳이라는 이유도 있다.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 멕시카나, 맥시칸치킨, 처갓집 양념치킨, 땅땅치킨, 스모프치킨,또이스치킨, 종국이 두 마리 치킨, 별별치킨 등 내로라하는 치킨 브랜드가 대구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907년 제작된 대구시 전도에는조선 3대 시장이던 대구 서문시장에 닭을 파는 곳이 나올 정도로 대구의 근현대사와 함께하기도 했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내 인생 첫 페스티벌이자, 대학 생활을 함께한 축제이기도 하다. 나는 2015년 2019년에 열렸던 치맥 페스티벌에 참가했었는데, 당시 축제 분위기가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구에서 대학교에 다녔던 나는 2014년, 치맥리더스라는 대외활동을 통해 치맥 페스티벌을 알게 되었다. 당시 치맥 페스티벌은 대구에서 유 명했던 축제였고, 길거리나 에브리타임(대학교 커뮤니티 앱)에서 치맥 페스티벌, 치맥리더스에 대한 홍보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의 서포터즈를 하고 싶었기에 치맥리더스에지원했으나, 엄청난 경쟁률로 선발되지 못했고, 축제 역시 다른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다음 해인 2015년, 역시나 치맥프렌즈에 다시 낙방하게 되었고, ‘이렇게 된 이상 축제를 신나게 즐기자'라는 마인드로 2015년 친구들과 치맥 페스티벌에 방문하게 되었다. 치맥 페스티벌에서 땅땅치킨의 불갈비 치킨을 처음 먹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그 덕분에 한동안 불갈비 치킨만 먹었다. 기억에 남는 치킨 브랜드로는 ‘삼촌치킨'이라는 브랜드가 떠오른다. 지금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일반적인 튀김가루가 아닌 쌀가루 튀김옷을 이용해 튀긴 치킨의 형태였고,튀긴 치킨보다는 담백하고, 오븐치킨보다는 바삭한 맛의 치킨이어서인상 깊게 남아있다.
군대를 전역하고 방문했던 2019년의 치맥 페스티벌. 2014년에는 치킨에 집중했다면, 이때의 나는 맥주에 집중했달까? 2019년의 치맥 페스티벌에서는 맥주의 대표주자인 OB맥주의 Cass를 포함한 약 11개의국내외 맥주 브랜드와 6개의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호가든 로제같은 해외 맥주부터, 대구 양조장에서 시작한 수제 맥주까지 편하게앉아서 치맥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식음존 구역 50자리를 사전 예약형태로 판매했었다.
2025년에도 어김없이 치맥페스티벌은 예고가 되어있다. (2025.07.02.~ 2025.07.06 예정)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 덥다고 하는데, 이번 여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나에게 주는 치맥 페스티벌이라는 선물은 어떨까?